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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앨런이 AI로 제작한 작품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 (Theatre D'opera Spatial)' / 트위터


2022년, 미국 콜로라도 주 박람회 미술 경연대회에서 인공지능(AI)이 만든 예술 작품이 우승하는 일이 벌어졌다. 제이슨 앨런은 '미드저니(Midjourney)'라는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작품을 완성했고, 이를 대회에 출품했다. 이 과정은 단순히 프롬프트 하나를 입력한 것이 아니라 80시간 동안 약 900번의 반복 작업을 거쳐 다듬어낸 결과였다.

하지만 앨런의 우승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에서는 거센 반발이 일었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우리는 눈앞에서 예술의 죽음을 목격하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생성형 AI가 예술 영역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면서 '소유권'과 '저작권'이라는 새로운 논쟁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AI는 예술가인가, 도구인가
미드저니나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 같은 생성형 AI 도구는 수많은 기존 예술작품을 학습해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이때  사용된 학습 데이터는 대개 작가의 동의 없이 인터넷에서 수집된 것이다. 그렇다면 학습에 이용된 원작자들에게 보상을 해야 할까? 아니면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낸 AI 사용자에게 권리를 부여해야 할까?

역사를 돌아보면, 1800년대 사진이 처음 등장했을 때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은 사진을 예술로 인정하지 않았고, 카메라는 단순한 기록 장치로 여겨졌다. 그러나 1884년 미국 대법원은 "카메라도 예술적 아이디어를 표현하는 도구"라며 사진 작가에게 저작권을 인정했다.

이 사례는 생성형 AI 논쟁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카메라처럼 AI도 인간의 창의성을 보조하는 도구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차이점도 존재한다. 카메라는 사용자의 직접적인 조작 없이는 결과물을 생성할 수 없지만, AI는 복잡한 명령어 입력만으로도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

오픈AI가 만든 AI화가 '달리'가 그린 그림


AI는 저작권을 가질 수 없다
미국 저작권청은 분명히 밝히고 있다. 저작권은 인간에게만 인정된다. 따라서 AI 자체가 결과물에 대해 저작권을 가질 수는 없다. 그렇다면 누가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을까?

- AI 시스템을 만든 개발자
- 학습 데이터로 사용된 기존 예술작품의 창작자
- 프롬프트를 입력하고 결과물을 조정한 사용자

이 셋 중 명확한 답은 아직 없다. 현재까지는 프롬프트 작성과 결과물 수정에 인간의 창의적 개입이 충분할 경우, 사용자에게 저작권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만약 결과물이 기존 작품과 유사하거나 주요 요소를 직접적으로 모방한 경우에는 저작권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I가 학습한 원본 작품의 고유한 스타일이나 구체적인 장면을 거의 그대로 재현할 경우, 단순한 스타일 모방이 아닌 저작권 위반이 될 수 있다.


최근 논란: 지브리 스타일 AI 생성물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지브리 스타일' AI 생성 그림이 큰 화제가 되었다. AI로 만들어낸 이 그림들은 스튜디오 지브리 특유의 색감과 인물 표현, 감성적인 배경 스타일을 매우 정교하게 모방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일부 생성물은 지브리 원본 애니메이션의 특정 장면이나 구도를 거의 그대로 차용하거나 변형한 형태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스타일 모방을 넘어 원작의 창작적 요소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현재 저작권법상 '스타일' 자체는 보호되지 않는다. 하지만 작품의 구체적 장면, 캐릭터 디자인, 스토리 구성 등은 저작권 보호 대상이 된다. 만약 AI 생성 결과물이 이 같은 구체적 요소를 재현한 경우, 저작권 침해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지브리 스타일 논란은 생성형 AI가 어디까지 창의적 작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 그리고 원작자의 권리는 어디까지 보호받아야 하는지를 다시 한번 고민하게 만든다.



저작권 문제, 앞으로 어떻게 풀어야 할까
현재 일부 학자들과 법률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 예술가들이 자신의 작품이 AI 학습에 사용되는 것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 부여
✔️ AI 학습에 이용된 작품에 대해 창작자에게 자동 보상 제공
✔️ 생성물에 대한 공동 소유권 모델 도입

하지만 이는 아직 논의 초기 단계이며, 법적 기준이 명확히 정립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술 발전이 창작의 자유를 확대하는 동시에 기존 창작자들의 권리를 존중하는 균형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생성형 AI는 단순한 도구인가, 아니면 새로운 형태의 창작 주체인가? 이 질문은 향후 수년간 예술과 법, 사회 전반에 걸쳐 계속 논의될 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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