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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대왕의 아버지는 어디에 묻혔을까?

gimme-inspiration 2025. 5. 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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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대 마케도니아 왕실 무덤을 둘러싼 놀라운 새 연구 —


알렉산더 대왕은 고대 그리스 역사의 가장 강력한 정복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그의 아버지, 마케도니아의 위대한 왕 필리포스 2세의 무덤이 어디인지에 대한 논란이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1977년, 고고학자들은 그리스 북부 베르기나(Vergina) 지역에서 거대한 고분을 발견했다. 이 무덤은 "1호 무덤"으로 불리며, 꼭대기에 신전을 지닌 거대한 구조로 알려졌고, 많은 학자들은 이곳에 바로 필리포스 2세가 안치되었을 것이라고 추정해 왔다. 하지만 2025년 7월, 학술지 고고학 과학 저널(Journal of Archaeological Science)에 발표된 최신 연구는 이 가설에 강력한 의문을 제기했다.

■ 과학적 분석으로 드러난 사실들
연구진은 이 무덤에 묻힌 인물들의 유골을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과 뼈 및 치아 분석을 통해 정밀하게 조사했다. 그 결과, 무덤에는 약 25세에서 35세 사이의 남성, 그리고 18세에서 25세 사이의 여성, 그리고 6명의 유아 유골이 함께 안치되어 있었음이 밝혀졌다.

이들 중 남성의 사망 시기는 기원전 388년에서 356년 사이로 추정되며, 이는 필리포스 2세의 사망 시기인 기원전 336년(약 46세)과 일치하지 않는다. 즉, 1호 무덤의 남성은 필리포스 2세일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필리포스 2세의 것으로 추정되었던 턱뼈와 다리뼈


■ 그렇다면 그는 누구일까?
무덤의 화려한 장식과 구조, 그리고 남성과 여성의 유해가 같은 시기에 매장된 점 등을 종합했을 때, 이들은 분명 마케도니아 왕실의 고위 인물로 추정된다고 한다. 연구진은 이 남성이 알렉산더 대왕의 아버지 이전에 왕위를 지냈던 인물일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후보로는 기원전 370년경부터 368년까지 재위했던 알렉산드로스 2세, 또는 기원전 365년부터 359년까지 마케도니아를 통치했던 페르디카스 3세가 거론되고 있다. 두 왕 모두 짧은 통치 기간 동안 내부 분열과 외세의 침략 속에서 어려운 시기를 보낸 인물들이다.


■ 유아들은 왜 여기에 있었을까?
흥미로운 점은 로마 시대(기원전 150년~서기 130년)의 유아 유골이 이 고대 무덤에 함께 발견되었다는 사실이다. 연구에 따르면 이들은 원래 이 무덤의 주인이었던 남녀와는 무관한 존재일 가능성이 니다. 고대 로마 시대에는 죽은 유아들을 오래된 무덤이나 우물에 재매장하는 관습이 있었고, 이 무덤 역시 과거에 도굴되었던 흔적이 있어 이러한 용도로 다시 사용되었을 수 있다고 학자들은 설명한다.


■ 그렇다면 필리포스 2세는 어디에 묻혔을까?
다수의 학자들은 2호 무덤에 필리포스 2세가 화장된 후 매장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2호 무덤은 도굴되지 않았고, 당시로는 드물게 모든 부장품이 온전히 보존되어 있었다. 또한 사망 당시 약 44세 남성의 화장 유골이 발견되어, 필리포스 2세의 나이와도 어느 정도 일치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필리포스 2세가 정확히 어디에 묻혔는지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는 나오지 않았으며, 이는 고대 그리스 역사상 가장 미스터리한 질문 중 하나로 남아 있다.


이번 연구는 과학 기술이 고고학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이다.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 뼈 분석, 동위원소 분석 등 다양한 첨단 기법을 통해 수천 년 전 인물의 나이, 식습관, 출신 지역까지도 밝혀내는 오늘날의 과학은 고대 세계에 새로운 빛을 비추고 있다.

알렉산더 대왕의 아버지로 널리 알려진 필리포스 2세의 무덤은 여전히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러한 연구들이 축적되면 언젠가 명확한 해답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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