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별 SGR 0501+4516, 은하수를 가로지르는 미스터리한 우주 유령

 

인간을 원자 단위로 갈기갈기 찢을 수 있는 별이 있다면? 게다가 그 별이 은하수를 가로질러 시속 17만 7천 km로 날아다닌다면? 이건 공상과학이 아니라 실제 우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SGR 0501+4516’이라는 이름의 마그네타(magnetar), 즉 좀비별이다.


💫 마그네타란 무엇일까?
마그네타는 죽은 별의 핵이 극도로 압축돼 탄생한 ‘중성자별’의 일종으로,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지닌 천체 중 하나다. 크기는 도시만 하지만 무게는 태양과 맞먹으며, 밀도는 블랙홀 직전 수준이다. SGR 0501+4516 역시 그런 마그네타 중 하나로, 자기장은 지구의 약 100조 배에 달한다.

만약 이 별이 달 거리의 절반까지 지구에 접근한다면? 지구에 있는 모든 신용카드가 작동을 멈추고, 960km 이내에 사람이 접근한다면 몸속 원자가 분해될 정도로 위험한 존재다. 하지만 다행히 이 별은 지구 근처로 올 가능성이 낮다고 알려져 있다.

💫 이 별, 도대체 어디서 왔을까?
이 마그네타는 2008년 처음 발견되었고, 당시에는 초신성 폭발로 인해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었다. 하지만 최근 허블 우주 망원경과 유럽 우주국(ESA)의 가이아 위성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그리고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은하를 가로지르고 있음이 밝혀졌다.

이는 기존 이론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결과다. SGR 0501+4516은 초신성 잔해 근처에 위치해 있지만, 실제로 그 잔해에서 탄생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 궤적을 수천 년 전으로 추적해도 연결되는 초신성 흔적이 없다는 점은 이 별의 정체를 더욱 미스터리하게 만든다.


💫 백색왜성의 붕괴가 만든 마그네타?
연구팀은 이 별이 초신성 폭발이 아닌, ‘백색왜성’이라는 별의 마지막 단계에서 직접 붕괴되어 생겨났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백색왜성은 폭발 후 아무것도 남기지 않지만, 특정 조건에서는 폭발하지 않고 중성자별로 붕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형성 방식은 지금까지 설명되지 않았던 **고속 전파 폭발(FRB)**의 근원과도 연결될 수 있다. 이는 수천만 광년 밖에서 수 밀리초 동안 발생하는 강력한 전파 신호로, 지금까지도 원인이 불분명했다.

💫 SGR 0501+4516, 우주의 퍼즐 조각이 될 수 있을까?
현재까지 알려진 마그네타는 약 30개 정도이며, 그 중 SGR 0501+4516처럼 미스터리한 속도와 궤도를 가진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 별의 기원과 형성 방식은 우주에서 벌어지는 가장 극적인 현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과학자들은 앞으로도 더 많은 데이터를 통해 마그네타의 탄생률과 생성 시나리오를 분석할 계획이다. 이것은 단지 우주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사는 이 은하가 어떤 과정을 거쳐 변화하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열쇠다.